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게 지난해 4월이었군요.
그렇게 오래도록 글을 올리지 않았다는 것보다,
‘꽃 피는 4월’이 우리에게 있었다는 사실이 실은 더 놀랍습니다.
유난히 혹독한 올겨울.
반드시 온다는 걸 알면서도,
새봄을 기다리느라 고개가 다 빠질 지경입니다...^^
어떤 얘기부터 해야 할까요.
아, 우선 ‘비움채를 팔지 않기로 했다’는 말씀부터 드려야겠군요.
지금은 삭제했지만,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집을 팔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뒤로
참 많은 분들이 우리 집을 다녀가셨습니다.
하지만 인연은 쉽게 만나지지 않더군요.
그분들께 비움채는 별장으로 쓰기엔 (거리가) 너무 멀고,
살림집으로 쓰기엔 조금 어설픈 집이었던 모양이에요.
충분히 이해되면서도, 솔직히 속은 많이 상했습니다.
우리에겐 ‘최고’의 집이었는데,
팔아야 하는 마음이 얼마나 쓰리고 아픈데,
이렇게 외면을 받나 싶었던 거지요.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깨달았습니다.
“안 팔면 되겠구나.”
월세를 내는 게 조금 버겁고(원주에서 월세아파트에 산단 말씀 드렸었죠?)
주말농사를 짓는 게 조금 힘들지만(그래서 올해는 많이 줄이려고요),
아무리 가꿔도 ‘빈집 티’를 없앨 수 없고
(트럭에서) 경차로 바꿨어도 원주와 단양을 오가는 기름값이 만만치 않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고 돌아올 수 있는 ‘땅집’(아파트의 반대말^^)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잠시 잊고 있었던 겁니다.
팔리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그 집과 그 산과 그 하늘이,
여전히 우리 것이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연말에 이사를 했다는 말씀도 드려야겠네요.
지금 사는 월세아파트 말예요. 원룸에서 투룸으로, ‘확장이전’을 했답니다.
바로 앞동으로 옮기는 거여서,
용달차를 부르는 대신 ‘리어카’를 끌고 느루와 둘이서 이사를 했어요.
잡스런 짐들은 상자 대신 다라이에 실었습니다.
리어카에 다라이를 싣고 밤에 짐을 옮기는데(큰 짐은 낮에 옮겼지만요),
‘밤도망’ 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딱 이렇지 싶더군요.
내가 리어카를 제대로 못 밀어 김치통에서 국물이 새기도 했습니다...^^;
'모냥'도 빠지고 힘도 들었지만, '내 생의 가장 재미있는 이사'였단 생각이 들어요.
옮긴 집이 1층이어서 더 마음에 듭니다.
베란다창문을 열면 나무가 몇 그루 보이는데(그 뒤로 산이 있어요^^),
그들이 어떤 꽃들을 피워올릴 지 퍽 궁금하네요.
추워봤자 입춘이 코앞입니다.
집을 ‘되찾고’ 맞이하는 봄이니, 글자 그대로 ‘새봄’입니다...^^
살째기 엿보고 지나갑니다..
올한해는 더욱더 행복하시고 좋은일만 가득하시길요...